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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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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마틴 센토 바카라 크리스탈 (Remy Martin Centaure Baccarat Crystal) 오늘은 동호회에서 시음회가 있었던 레미마틴 센토 바카라(Remy Martin Centaure Baccarat)를 마셔 보기로 한다. 일명 벙거지라고도 불리는 이 꼬냑은 그랑 상파뉴 원액을 50% 사용했고, 레미 마틴 가문의 적장자인 루이 13세 바로 아래급이다. 개인적으로 꼬냑은 밀랍향 혹은 Waxy한 질감이 강해서 선호하지 않는 터라 많이 마셔보지는 않았고 헤네시 파라디(Hennesy Paradis) 정도가 이전에 마셨던 중 가장 고급이었다. 바이알 캡만 열어도 탑노트가 매우 화사하고 복잡한데 헤네시 XO 급만 하더라도 밀랍향이 강해서 거부감이 있었으나 벙거지는 포도향과 블랙체리를 함께 으깨 놓은 듯한 향기가 풍기는 게 훨씬 방순하고 프로파일이 다양한 것 같다. 꼬냑을 평소 마시지 않아 전용잔이 없는 ..
아벨라워 아브나흐 & 발베니 15년 싱글배럴 일주일 정도의 금주 후 발베니 15년 싱글배럴을 마셔보기로 한다. 타고난 세치혀가 하나만 마셔서는 그 가치를 알지 못하고, 무엇과 비교되어야 상대적 위치를 깨닫는 탓에, 항상 품에 끼고 돌았던 아벨라워 아브나흐(Aberlour A'bunadh)와 비교하는 것으로 모양을 잡았다. 아브나흐는 수중에 있는 것이 56번 배치에 61.2%의 스트렝스를 가지고 있고 발베니 15년은 761번 캐스크 47.8%의 스트렝스다. 가난한 살림에 한결 같은 가격으로 의리와 소신을 보여주고 있는 아벨라워. 그리고 오늘의 메인 시음주인 발베니 15년 싱글배럴은, 사실은 예전에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는 대상인데, 돌이켜보면 발베니 패밀리 자체를 그다지 많이 마셔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에 반해 아벨라워 아브나흐는 참으로 많이 마..
노아스밀(Noah's Mill) 하이볼 오늘은 오래간만에 하이볼 제조에 나섰다. 베이스가 될 원주는 지난주에 개봉한 노아스밀(Noah's Mill). 보틀은 한번 개봉하면 2주 이상을 가지 않는다. 이렇게 남획하듯 먹어댄 까닭에 남아 있는 콜렉션이 없다. 얼음을 채운 다운 노아스밀을 돌돌돌 따라본다. 차가운 얼음 표면에 닿자마자 진득한 버본 향기가 올라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탄산은 진저 에일로 하는 것이 내가 들인 습관이었는데, 위스키의 개성이 강할 수록 토닉은 뉴트럴한 계열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캐나다 드라이로 선택했다. 토닉 워터를 부은 다음 그 위에 다시 위스키를 첨잔해 스터를 할 때 잘 섞이도록 한다. 맛을 보면 여태껏 만들어본 하이볼 중에 가장 만족스러운 하이볼이었다. 입안에서 팡팡 터지는 버번향과 피니쉬에서 다크 체리와 삼..
슈피겔라우 윌스버거 애니버서리 다이제스티브 오늘 퇴근해 보니 그것이 있었다. 슈피겔라우 윌스버거 애니버서리 다이제스티브(Spiegelau Willsberger Anniversary Digestif)라는 긴 이름을 갖고 태어난 와인잔인데, 자랑스러운 에스엠더블유에스(SMWS) 멤버였으며 위스키 동호회 회원으로서 와인 드링킹 용도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자에는 "더 글래스 오브 클래스(The Class of Glass)"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과연 그러한지 바로 확인할 예정이다. 집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은 혼자 뿐이라 2개입이나 1개입을 필요로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이 4개입으로 구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황홀한 곡선, 극단적 신체 구조. 스템도 높은 키다리를 가지고 있는데, 꼿꼿한 긍지의 표현처럼 느껴졌다. 글라스에 붙은 스티커 뒷면..
이글 레어(Eagle Rare) 왕좌의 게임도 끝나고, 쓸쓸한 생각에 위스키를 꺼내 보았다. 쉐리 몰트가 이렇게 귀해질 줄은 예상치 못하고 탕진해 버린 과거의 결과로 수중에 남아 있는 보틀은 이 정도 밖에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오늘 마실 것은 이글 레어(Eagle Rare), 오래 간만에 아드백 텀블러도 같이 마련해 보았다. 버팔로 트레이스 증류소에서 나오는 이것은, 싱글 배럴도 있다고 하는데 최근에 출시되는 것들은 복수 배럴을 섞어서 만든다고 하고 싱글 배럴에서 병입했다고 해도 따로 병기하지는 않는다고 들었다. 스트렝스는 90 프루프, 45도인 것으로 맞춤하고 텀블러 글라스에 담아 본다. 스월링은 되도록 세차게 하여 힘의 여지를 남겨 두지 않고, 텀블러 사이즈가 크니 넘쳐 나오지 않아 걱정할 것이 없다. 스월링을 마무리 한 다..
동탄 미누바 (Bar Minu) 어제는 사는 곳으로부터 가까운 동탄에 대단한 위스키 콜렉션이 있다는 바 미누(Bar Minu)를 알게 되어 찾아갔다. 올드 반 윙클(Old Van Winkle) 10 보틀도 있다고 들어 그것을 시음해 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스피크이지 바(Speakeasy Bar)로서 전면 인테리어가 영화 킹스맨을 연상케 했다. 사장님이 개인 소장한 소품으로 구성하셨다고 한다. 간판이 하일랜드 파크 배럴로 되어 있어서 오너분의 취향을 짐작케 했으나 꼭 하팍만이 중심 라인이 아닌 듯. 숨겨진 입구는 저 문을 옆으로 밀어 여는 형태인데 먼저 오신 손님이 계셔서 이미 조금 열려져 있었다. 백바에 즐비한 희귀한 위스키들. 왼쪽편은 쉐리 몬스터, 오른편은 피트 비스트들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었다. 백바의 선반은 현님들만 노..
가쿠빈 하이볼 맛에 대한 기억은 시절과 함께 기록되는 모양인지 더워지려고 하는 무렵에 바(Bar) 등에서 마시던 하이볼이 생각났다. 연예인들을 동반한 광고와 심야식당과 같은 티브이(TV) 방송에서 다루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시장의 새로운 유행이 되어 버린 하이볼. 일본 작화인 『바텐더』에서도 비중있게 다루어진 이 위스키는 원래 단독으로도 마셨던 모양이지만 이 보틀이 탄생된 기원에 대한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칵테일로밖에 마셔본 기억이 없었다. 그래서 하이볼로 만들기 전에 스트레이트의 느낌을 가져보기 위해 텀블러 글라스에 담았다. 탑노트는 놀랍게도 무취하고 존재감이 결여된 것이, 아무리 노징 글라스가 아니었어도 느껴지는 바가 없어 신비했다. 결코 독자적으로는 소비되지 않고 다른 무엇과 섞여지기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모든..
앙코와 봄놀이 봄을 실천하는 벗꽃, 동양적 질서 고양이도 겨울을 인내했다. 아내가 전에 만나고 다시 보러온 앙코 총총 거리며 자리를 옮기더니, 유희를 즐기려 앉았다. 요새는 애완이라는 낱말을 삼가는 시절이지만 사랑하며 같이 논다는 것이 그들도 목적하는 일일 것 같다. 두 번 본 사이라고 이미 친해진 앙코와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