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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슈피겔라우 윌스버거 애니버서리 다이제스티브

 

오늘 퇴근해 보니 그것이 있었다. 슈피겔라우 윌스버거 애니버서리 다이제스티브(Spiegelau Willsberger Anniversary Digestif)라는 긴 이름을 갖고 태어난 와인잔인데, 자랑스러운 에스엠더블유에스(SMWS) 멤버였으며 위스키 동호회 회원으로서 와인 드링킹 용도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자에는 "더 글래스 오브 클래스(The Class of Glass)"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과연 그러한지 바로 확인할 예정이다.

 

 

집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은 혼자 뿐이라 2개입이나 1개입을 필요로 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이 4개입으로 구할 수 밖에 없었다.

 

 

 

이 황홀한 곡선, 극단적 신체 구조.

 

 

스템도 높은 키다리를 가지고 있는데, 꼿꼿한 긍지의 표현처럼 느껴졌다.

 

 

글라스에 붙은 스티커 뒷면에 적혀있는 것은 메이드 인 져머니. 독일 감성으로 이런 디자인이 나왔다는 게 다만 놀라울 뿐.

 

 

바로 시음할 것은, 순수히 최근에 본 존 윅(John Wick) 때문에 생각난 버본 위스키, 노아스 밀(Noah's Mill).

 

 

스트렝스는 57.15%, 114.3%의 동어반복을 지니고 있다.

 

 

 

바로 개봉하여 잔에 옮겨 본다.

 

 

 

위스키를 잔에 담아 보니 탄성이 나왔다. 유리 표면에 부딪히는 불빛과 황금빛 위스키의 조화가 훌륭하다.

 

 

특징적인 것은 스피릿의 레그(Leg)가 별로 달라 붙지 않는 점이었다.

 

 

 

보통 스월링은 격하게 하는 편인데, 긴 다리 부러질라 섬세하게 스월링을 했다. 탑노트는 첫 개봉한 보틀임에도 알콜 부즈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삼나무와 솜사탕 향기가 은은하게 올라온다. 전반적으로 내면이 깊어서 그런지 안에 응축된 향기가 제대로 발산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노즈 자극은 별로 없지만 팔레트에 올려보니 녹진한 달콤함과 함께 삼나무 향기가 팔레트와 피니쉬에서부터 강하게 느껴지고 피니쉬의 끝에 솜사탕과 같은 여운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 훌륭했다. 정확한 시음에는 적합할 것 같지는 않지만 시각적 효과가 상당해 앞으로 주력잔으로 이용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