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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19년 스페인 여행 -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가우디 투어를 나선 날은 흐리거나 비가 내리지 않았다. 까사 바뜨요(Casa Batlloo)를 지나,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성당까지 도보 여행하는 것이 이날의 일정이었다.

 

 

고딕지구에서 직진해 먼저 카탈루냐 광장(Plaça de Catalunya)으로 들어선다.

 

 

 

람블라스 거리로 이어지기도 하고 엘 꼬르테 일글레스(El Corte Inglés) 백화점도 근처에 있어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카탈루냐 광장.

 

 

이 광장의 실제적 주인은 비둘기들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카탈루냐 광장에 나와서 그대로 직진하면 곧 까사 바뜨요.

 

 

까사 바뜨요에서 표상적인 것은 골격 구조인 것도 있지만, 세부적인 차원에서도 창문을 입의 치아가 맞물리는 것처럼 디자인했다고 해 디테일에도 매우 많은 공을 들인 건축물로 보였다.

 

 

 

건축가로서의 가우디의 면모는, 건물 외부 뿐만 아니라 내부에도 있다고 들었지만 미리 예약을 하지 못해 대기하던 줄이 길어 안까지는 살펴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돌아와 생각해 보면 가우디의 건물은 바로 아래에서 사진을 담는 것보다는 길 건너에서 촬영하는 것이 더욱 나아 보였는데, 500px라는 사진 사이트를 보더라도 길건너편 정면에서 촬영한 사진들이 많았고, 해질녘에 와서 보는 것도 색다른 분위기를 내는 것 같았다.

 

 

 

까사 밀라까지 올라와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찾아간 곳은 이미 한국 사람들에게 유명한 비니투스(Vinitus)라는 곳이었다. 우리가 찾은 곳은 지점으로 새로 낸 곳이었고 본점은 까탈루냐 광장과 까사 밀라의 중간 정도 위치에 있다.

 

 

 

 

 

 

언제나 스페인 식당에서 처음 시키는 것은 상그리아. 너무 시간이 오래되어서 어떤 맛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전반적으로 마드리드, 세비야 쪽이 상그리아에 과일 재료들을 더 다양하게 담는 것 같았고 바르셀로나 쪽은 심플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인 것 같았다.

 

 

이곳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꿀대구(Bacalao All I Oli Mel). 하나만 먹고 온 게 아쉬울 정도로 복합적인 맛을 냈던 게 좋았다.

 

 

 

 

새우(Broch Langostino)는 언제나 좋아하던 대상이라 맛있게 먹고,

 

 

바르셀로나는 푸아그라를 곁들인 안심 스테이크를 많이 먹는 것 같아서 여기에서도 시켜보았다. 푸아그라의 겉은 바싹 익혔는데 속은 차가운 것이 맞게 요리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속은 차가워비린 맛이 없는 점이 놀랐다. 이것도 맛있게 먹은 메뉴.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북을 보니 에그타르트와 같은 것이 있어서 후식으로 주문.

 

 

 

 

 

 

이렇게 먹고도 47유로 정도. 한 번 더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가보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왔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걸어 성가족 대성당까지 찾아왔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탄생의 파사드. 가우디가 생전에 성당 전체를 완성하지 못할 것을 알고 이 파사드 만큼은 직접 완성했다고 하고 나머지 파사드는 제자들에게 남긴 지침과 설계도에 따라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성당들이 내부에 성화나 조각들을 둔 것과 달리, 성당 외벽에 종교 테마들을 조각해 넣은 것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적용된 가우디의 기획이었다고 한다. 세부의 어느 면에 있어서도 허투루 둔 곳이 없이 빼곡하게 장식된 모습들.

 

 

탄생의 파사드의 주인공인 아기 예수와 성모.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2026년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미완성의 오늘과 완성될 미래를 비교해 볼 때, 과정 중인 오늘의 모습을 지켜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가치 있는 경험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유럽에서 보는 거의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항상 완성된 결과들 뿐이었는데, 완성 중인 과정에 참여했다는 것도 흔치 않는 경험인 것이다. 백년 동안 지속될 미학적 과제를 후손에게 남겨 주고 그것이 지금 바르셀로나에 일으키고 있는 효과와 세계적 의미를, 가우디는 그의 기획 안에서 이미 계산한 것인지 모른다.

 

 

 

성당의 내부는 가우디가 숲속을 거닐면서 느꼈던 종교적 체험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구현한 것으로, 가우디의 독창성이 느껴졌다.

 

 

 

 

스테인글라스를 투과해 들어오는 햇빛은 성당에 들어선 시간이 어느 때이든 아침 햇살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수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하는 소란한 환경 속에서, 경건한 아침 숲속과 같은 느낌은 나와 같은 대중에게 체험될 수 없고, 대성당을 관광객에게 오픈하기 전 소수의 성직자나 관계자라는 언어로 구분되어 질 수 있는 몇몇에게만 전유될 수 있는 경험인 것처럼 느껴졌다.

 

 

 

 

수난의 파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