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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19년 스페인 - 세비야

 

 

 

 

스페인 여행을 다녀온 뒤로 늦은 밤까지 시차적응이 되지 못했고 그와 마찬가지로 새벽꿈에서도 세비야의 골목들이 아른거렸다. 마드리드에 도착해서는 그렇게 쉽게 적응되던 시차가 조국으로 돌아온 후로는 스페인의 시간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우리 부부의 꿈 속에서 몇 주 동안 상실되어 본 적이 없는 주제, 세비야.

 

 

세비야에 난 길들은 모두 작은 골목들로 이루어져 있고 근대적 표식만을 제외한다면 중세 도시에 온 것 같은 상투적 표현을 허용할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사진가로서는 마주친 오브제를 수집하기에 더없이 적당한 곳처럼 느껴지더라도 탁트인 공간이 거의 없어 아마추어로서 좋은 구도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여기에서 길이란 길은 오래도록 직선을 가질 수 없이 구불거리고 있었으며 무한한 미로를 만들어 낸다.

 

 

구글맵이라는 현대적 기적이 없이는 미아가 되기 일수. 세비야에 지낸지 사흘이 지나서야 길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도 도시 어디에서든 보이는 세비야 대성당의 히랄탑이 유일한 지정표가 되어 주었다. 세비야를 지배하는 심리적 배경이자 판 옵티콘.

 

 

세비야에 와서 등장한 것은 마차들. 마차 투어는 고민을 만들어 내게 하는데, 말들의 고생을 덜어주기 위해 아예 수요를 끊는 것이 좋을 것인지, 경주마 혹은 투우마로서의 경력이 끝난 후 말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마차 투어를 할 것인지... 말들의 노동 착취를 끊기 위해서는 경마와 투우라는 원천까지도 집단적 수요 운동이 있어야 할 터인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이 둘 사이에서는 어떤 논쟁적 교환이 있었을까.

 

 

 

 

세비야 거리에서 만난 플라멩코. 플라멩코는 세비야를 떠나기 전날 밤에 따로 예약하여 관람하였다. 누구는 길거리에서 본 플라멩코로도 충분하다고 하였는데, 이분들의 공연도 훌륭했지만 실제 공연장에서 댄서들의 호흡을 느끼며 테마를 달리 하며 보여주는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은 매우 다른 경험이었다.

 

 

세비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로수, 오렌지 나무. 그 누구도 길에 떨어진 오렌지를 줍는 것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세비야의 태양이 결핍이 없이 주고 있던 과일이었다.

 

 

 

세비야에서의 첫번째 일정은 맛집 탐방. 세비야에서는 스페인에서도 손꼽히는 맛의 고장이라고 익히 들었으며 첫 식사부터 그것을 수긍했다.

 

 

세비야에서의 첫 식사를 하러 간 레스토랑은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한 라 브루닐다(La Brunilda).

 

 

이곳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안심 스테이크는 20유로로 스몰 사이즈를 6.9유로에 다른 메뉴와 함께 다양하게 시킬 수 있다.

 

 

 

세비야에 있는 동안 두 번 방문한 라 브루닐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갔다가 허탕을 친 것이 두 번이니, 자리만 잡을 수 있었다면 네 번 정도 방문했었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들어가 늦은 저녁까지 시에스타를 보냈다.

 

 

 

 

 

세비야에서의 첫째날은 마드리드에서부터 이동한 여로를 풀기 위해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맛집에서 좋은 식사를 하고 쉬는 것을 목표로 했다.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나온 시간. 밤 풍경도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이곳은 식재료를 카운터에 두고 메뉴판을 보며 주문을 할 수도 있지만 식재료를 직접 가리키고 주문을 해도 되는 시스템이었다. 딱히 검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것을 보며 들어간 곳, 라 아소테아(La Azotea).

 

 

 

이전에 싱글몰트에 의해 매개된 형태로만 경험했던 페드로 히메네스 쉐리 와인.

 

 

 

 

스페인에서 먹어본 가장 맛있는 문어요리였다. 이곳도 세비야에 있는 동안 두 번 방문 하였고 위에 있는 올리브는 세비야에 들어간 모든 식당들이 에피타이저로 제공해 주었다. 식당마다 다른 식감과 염도 정도를 비교하며 먹는 것이 메인 디쉬를 기다리는 재미 요소.

 

 

 

세비야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하고 이튿날 세비야 대성당과 스페인 광장을 보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