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탈란 언어로 시우텟 벨라(Ciutat Vella)는 구도심지, Old District를 의미하는데 조카 선물로 풋볼 마니아(Futbolmania) 매장도 들리고 보케리아 시장(Mercat de la Boqueria)도 구경할 겸, 골목 산책에 나섰다.
인도네시아어의 잘란자란(Jalan-Jalan)처럼 여유로운 보폭으로 걸음을 옮겨 붙인다.
집회가 한창인 것 같았던 산 하우메 광장(Plaça de Sant Jaume)
풋볼 마니아에서 조카가 소망해 했던 19-20 시즌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구매하고 보케리아 시장으로 향했다. 19-20 시즌 유니폼은 마드리드에 있을 때까지 출시를 안했었고 운이 좋게도 바르셀로나 여행 중에 구할 수 있었다.
이곳은 약간 우범지역 같은 느낌도 드는 곳이었지만 건물들이 더 아기자기하고 정감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돌연히 아름다운 골목을 조우하게 되면 카페를 찾아 들어가 차를 마시는 것이 잘란잘란 여행의 묘미.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점심을 먹을 식당을 찾아 보았다.
바르셀로나 도심지 곳곳에 볼 수 있는 식수대. 이름은 "Font de Santa Eulàlia"라고 하는데 도시의 후원자 이름을 따서 지은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이 주변엔 인도나 파키스탄 등 이국적인 식품 가게들이 많았고 주로 이민 온 시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과 같았다.
아기자기한 골목들을 지나 도착한 보케리아 시장
여기에서 점심을 먹을까도 생각을 했지만 이번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꼭 먹어보려고 했던 가재밥(arroz caldoso de bogavante)을 먹기 위해 상품 구색과 분위기만 파악하고 바깥으로 나섰다.
중세 이슬람의 수도에서였다면 바로크 문양을 새기고 있었을 지도 모를 거리의 예술가.
가재밥을 먹으러 온 곳은 한인민박 사장님께서 추천한 Arros I Peix라는 곳으로 왔다. 예전 배틀트립에서 가재밥을 먹는 것을 보고 그 맛이 궁금했었는데 방송에서 나왔던 곳은 맛이 평범하다는 후기가 많아 따로 추천을 받아 온 곳.
아로스 칼도소 먹기가 올해 스페인 여행에서 숙원하던 목표 중 하나였기 때문에 모처럼이니 만큼 샴페인도 주문했다.
더운 날씨에 청량한 샴페인 한 잔이 큰 위로가 된다.
가재밥이 놓일 받침이 먼저 깔리고
아로스 칼도소 데 보가반테가 나왔다. 바르셀로나의 전통 요리로 주로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먹는다 들었다.
비주얼이 좀 전투적으로 생겼지만 바닷가재가 국물에 들어갔을 때 나오는 특유의 흙냄새도 없이 깔끔했다. 맛 자체는 매우 놀라운 정도의 새로운 맛이라기 보다는, 바닷가재를 그냥 굽거나 찌거나 했을 때보다 오히려 랍스터가 낼 수 있는 최대치의 맛을 더 떨어뜨린 수준인데, 경험치 획득의 목적으로 한번쯤은 먹어볼 요리인 것 같았다. 바르셀로나에서 맛있는 것은 역시 푸아그라를 곁들인 안심 스테이크가 이곳의 별미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그래도 남의 살 중에 가장 맛있다는 무장공자(無腸公子)의 살을 알뜰하게 찾아 먹는다.
후식 디저트까지 먹고 마무리. 하얀색 테이블 클로스에 격렬했던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다시 잘란잘란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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