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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루이13세 밀레니엄 & 까뮤 카라페 2000 시음회 (Remy Martin Louis XIII & Camus Carafe)

 

지난 주말에는 루이 13세 밀레니엄과 까뮤 카라페 2000 시음회가 있어 참여했다. 장소는 신사동 천미미.

 

 

 

위스키 동호회의 매니저님께서 주최한 혜자 시음회.

 

 

오늘의 메인 시음주 루이13세 밀레니엄(Remy Martin Louis XIII Millennium)과 까뮤 카라페 2000(Camus Baccarat Carafe 2000). 모두 2000년에 새 밀레니엄을 기념해 나온 한정판 보틀들이다.

 

 

스토퍼와 함께 다시 촬영. 까뮤 카라페는 정규 라인업과는 완전히 다른 보틀 디자인으로 나왔다.

 

 

회원분들이 모두 도착하시자 바로 정량 배분이 돌어갔다. 처음으로 손에 잡아 본 루이13세.

 

 

까뮤 카라페 2000도 손에 잡아본다.

 

 

좌측이 루이13세, 우측이 까뮤 카라페를 담은 잔으로, 루이13세는 아내에게 주기 위해 30밀리를 덜어냈고, 오른쪽 까뮤는 100밀리를 한 번에 받았다. 틴트를 비교해 보면 까뮤 쪽이 한층 더 짙게 보인다.

 

 

시음을 하기 전에 먼저 간단히 식사를 했다. 첫번째 메뉴는 탕수육.

 

 

부피가 제법 두꺼움에도 부드럽게 씹히고 소스가 맛있었다.

 

 

두번째 메뉴는 멘보샤.

 

 

멘보샤는 처음 먹어보는데 가운데에 새우살이 풍부하게 들어가 있고 요리 온도가 높아서인지 뱃속을 따뜻하게 덥혀 주었다.

 

 

루이13세 밀레니엄

먼저 Louis XIII부터 향기를 맡아보면 70밀리 분량을 충분히 따랐음에도 알콜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XO 및 그 이하급 꼬냑에서 나오는 밀랍향이 느껴지지 않았다. 포도향이 먼저 올라오는데 숙성된 건포도향이라기 보다는 생포도향, 혹은 머스캣과 같은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포도에 오렌지 등을 같이 으깬 듯한 향기로움이고 시간에 따른 변화량이 상당했다. 한모금 마셨다가 조금 지나서 다시 향기를 맡아보면 달큰한 단향이 거대한 볼륨감으로 느껴지다가도 은은하게 정제되는 등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루이13세는 요리보다는 시가와 함께 향기를 느끼며 마시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팔레트에 올려보면 하이엔드 꼬냑으로서 가당을 전혀 하지 않았을 텐데도 고급한 단맛이 느껴지고 쉐리 몰트 같은 맛도 느껴졌다. 다만 향기로 음미하는 꼬냑이어서 그런지 팔레트에서는 크게 많은 맛이 느껴지지는 않았고 피니쉬도 잔잔하게 전개됐다. 예전 벙거지와 마찬가지로 한모금 두모금 계속 마시면서 피니쉬가 빌드업되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40년에서 100년 정도 숙성된 올드 원액을 담았음에도 상큼하고 신선한 향기를 보여주어 놀라움을 느낄 수 있었던 루이 13세.

 

 

까뮤 카라페 2000

루이13세를 먼저 시향하고 까뮤의 탑노트를 맡아보니 처음엔 거의 향기가 느껴지지 않고 알콜 부즈가 심히 느껴져서 루이 13세에 밀린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시간이 지남과 함게 알콜 부즈가 걷히면서 건포도향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중반부터는 포텐셜이 마구 터져나오면서 주로 허브향과 꽃향기 중심의 부케를 느끼게 했다. 팔레트에 올려보면 루이13세보다는 드라이한 편이고 거의 특징을 잡을 수 없이 뉴트럴한 편이었는데 피니쉬는 루이13세보다 더욱 특징있게 도드라졌다. 피니쉬에서 벌꿀향이 강하게 느껴지고 희미한 포도향이 날아오는 것 같았다. 풀밭에 누워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모네의 그림이 연상되는 보틀이었다.

 

 

전반적으로 루이13세는 새 밀레니엄을 맞아, 새로운 젊음으로 약동하는 차(次)세기의 이미지를 담은 것 같고, 까뮤 카라페는 신생(新生)하는 봄을 담은 것은 아닌가라는 감상을 갖게 했다.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마시고 즐기는 시간을 이어 본다. 세번째 음식 전가복.

 

 

전복의 사이즈가 매우 실해서 좋았던 메뉴.

 

 

중식 메뉴들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동호회 매니저님이 우량예를 도네이션하셨다.

 

 

거국적으로 건배.

 

 

 

해물 누룽지탕~

 

 

동파육. 간이 딱 맞고 보들보들하면서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요리류를 소화하고 탄수화물 타임도 갖는다. 짜장면은 매우 저렴한 편이었는데 근래 먹어봤던 짜장면 중 가장 맛있었다고 느꼈다.

 

 

짜장 소스가 맛있어서 그런지 볶음밥도 수준급.

 

 

서비스로 나온 가지 튀김.

 

 

마지막 짬뽕으로 시음회의 화룡정점을 찍었다.

 

 

다른 술들은 마시고 나면 재활용으로 들어가지만 루이13는 영원히 사용될 수 있는 디캔터를 남긴다.

 

 

루이13세는 일생일대의 경험이라 아내에게도 맛을 보여주기 위해 30밀리를 바이알에 담아 두었다. 집에 도착하여 아내에게 향을 맡게 했더니 곰돌이 푸가 100년 된 나무에다가 꿀을 놓고 바닐라 시럽과 함께 숙성한 향기가 나는 것 같다고 한다. 벌꿀향은 까뮤 카라페에서 더 느꼈던 것 같은데 역시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꼬냑과 위스키의 매력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