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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감상

자글라박 (Prince of Insects)



흰 개미가 마을을 습격했다. 곡식을 훔쳐가고 가옥마저 갉아먹는 해충인데,

가난한 마을은 흰개미를 좇는 흰가루를 살 수 없다. 흰개미에게 집을 습격당한 촌부는

마을의 샤먼에게 자신의 문제를 탄원했다.



서구의 근대성은 자연에 대한 인간적 성형의 가능성을 최대로 추구하면서

인공의 도구와 해결책을 만들어 감으로써 자연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율성을 획득해 냈지만



흰개미에게 쩔쩔매는 아프리카의 부족은 그러한 근대 문명의 이기를 구할 수도 없이

헐벗었으며 자연에 내맡겨진 상태였다.



샤먼은 흰개미를 물릴 칠 새로운 개미를 불렀다. 그에게는 인간도 이 세계내에서 일반 곤충과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연 안의 관계속에서 인간의 삶의 문제는 언제든 해결될 수 있는 어떤 것이었다.



아프리카 군단개미 자글라박

그를 흰개미의 습격을 받은 집으로 영접하는 샤먼의 환영사도 품격이 높을 뿐만 아니라,

몸에 두른 주홍갑주를 번쩍이며 질풍처럼 흰개미굴을 압박해 가는 모습은

곤충 최강자로서의 박력과 먹이사슬 최정점의 제왕에 가까운 면모를 보여준다.



자연과 일치된 인간들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원시적 지혜의 상실은

인간을 문명적 한계 상황에 자박하게 하고, 자글라박과 같은 곤충들이

응당 지니고 있어야 할 지위와 품격을 빼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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