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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감상

어벤저스




"우리의 민담은 보기 드문 명확성으로 한편으로는 가이스트 원형의 모든 대극성을,

다른 한편으로는 보다 높은 의식화라는 원대한 목표를 위한 이율배반의 혼란스러운 협동적 놀이를 보여주고 있다.

동물적 심연의 상태로부터 나와 커다란 세계수에 기어올라 맨 꼭대기 밝은 초월 세계에서 고귀한 신분의 공주,

즉 그의 처녀를 발견한 젊은 돼지치기는, 동물에 가까운 영역으로부터 전도유망한 정점에 이르는 의식의 상승을 상징한다."

- 칼 융, 『원형과 무의식』



에스토니아 민담에서는 돼지를 기르던 천한 소년이 가파른 산에 올라 공주를 구한다는 내용이 전개되는데

마침내 공주를 만나게 될 때에 공주는 이 城에는 까마귀가 갇혀 있으나 절대 그 방에 들어가지 말 것이며

물을 주지 말 것을 당부하지만 화석처럼 마른 새를 보고 안타까워 한 소년은 물을 마시게 하고

돌연 까마귀는 마법사로 변해 공주를 낚아 채버리고 異堺의 영역으로 날아가 버렸다.



이 설화의 구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공주가 감금되어 사라졌다는 위기적 사태는 소년 자신에 의해서 촉발되었다는 것이며

외부적 주체가 개입되어 활성화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벤저스는 신화가 없이 세계 설정만이 존재하며

더 쎈 악당들의 순차 배열과 배제 과정을 반복하면서

의식의 장난감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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